제주도에서 나는 이만큼이나 또 성장했다
[기고]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부산학습관 김예빈 양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주최하는 제주 지구시민캠프를 다녀왔다. 낯선 사람들과 장소, 그렇다고 힘들지는 않았다. 어딜 가나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주 지구시민캠프를 가기 전에는 ‘갔다 온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었다. 그런데 다녀오고 나서 나는 중요한 점을 알게 되었다. 바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왜 이 세상에 왔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 제주 지구시민캠프에서 친구들과 함께.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부산학습관 김예빈 양 (사진 가장 오른쪽)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과 서로의 마음 깊이 오픈하고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만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친구들의 아픈 상처, 눌러두었던 속마음, 깊은 고민을 서로 들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세상 사람들도 다 나 같을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런 일들로 또 많은 아픔과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아는 일부만 보고 그게 전부라고 여기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다니고 있는 우리 학교, 벤자민학교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 지 깨닫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언제나 우리 모두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나와 같은 우리나라 모든 청소년들도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아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어른들 역시 깨어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구시민캠프를 통해 꼭 이루고 싶은 비전이 생겼다. 그것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어르신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노후생활을 즐기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다.
캠프에서 좋은 에너지로 안마하는 ‘러브핸즈(Love hands, 활공活功)’를 배워 제주 어르신들을 찾아뵈었다. 노인회관에 도착했을 때 처음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무뚝뚝 하셔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되었지만, 내가 먼저 살갑게 다가가니 나보다 더 밝게 맞아주셨다. 할어버지들께 시원하시냐고도 여쭤보고 애교도 부리니 “우리 손자한테 시집오라”고도 하셨고, “다음에 또 제주도에 오면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주겠다”고도 하셨다.
어르신들께 러브핸즈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단체사진 찍을 때 내 손을 못 놓으시는 할아버지를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사랑을 받는 법과 드리는 법을 참 많이 배웠다. 원래도 봉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생각하면 바로 액션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9박 10일을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전보다 훨씬 더 밝고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찾았고 내 마음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도 사귀었다. 제주도에서 나는 또 이만큼이나 성장했다.
벤자민학교 제주도 지구시민캠프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다
[기고]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부산학습관 전지훈 양
‘이번에는 정말 나를 바꿔보자!’
제주도로 향하면서 나는 이렇게 다짐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교육과정 중 하나인 지구시민캠프를 통해 적어도 한 가지는 바꾸고 오자는 마음이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무슨 일이든 “싫어” “안 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또한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성격이 되었다. 바뀌고 싶었다.
변화는 9박 10일동안 진행된 캠프의 일정 곳곳에서 일어났다. 첫 번째 변화는 인간관계였다.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말하는 것도 싫어했다. 이끌기 보다는 뒤로 빠져있는 쪽이었다. 그런데 ‘변화’를 다짐하고 온 제주도였던 만큼, 캠프 첫 날 손을 번쩍 들고 자진해서 조장이 되겠다고 했다.
예전에는 ‘리더’라 하면 사람들을 끌어 당겨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국 각지에서 모인 벤자민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리더는 다른 사람을 챙기고 뒷받침해주는 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뭘 하든 항상 내가 우선이었는데, 나보다 같은 조의 친구들을 챙기고 감정을 조절해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 제주 지구시민캠프에서 친구들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부산학습관 전지훈 양 (사진 왼쪽 아래)
두 번째 변화는 만남을 통해 이뤄졌다. 제주도 노인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만나 안마해드리고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러브핸즈(love hands) 봉사활동, 그리고 지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다니는 제주 영송학교 봉사활동을 하였다.
예전에 일반 학교를 다닐 때는 내신에 들어가는 시간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충하고 억지로 했다. 그런데 제주도를 손수 일구어 오신 어르신들의 옛 이야기도 듣고 업어드리고 함께 손잡고 춤도 추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영송학교에서는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일테니 내가 사랑을 많이 주고 와야지’라고 마음 먹고 갔다가, 도리어 내가 그 아이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진짜 봉사를 하면서 편견을 넘어 함께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세 번째 변화는 제주도에서 진행한 거문오름 프로젝트를 통해 이뤄졌다. 거문오름은 가장 높은 오름으로, 화산이 터져 용암이 바다까지 약 14km를 흘러가면서 5개의 아름다운 굴을 만들어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용암동굴인 만장굴을 탐방하면서 세계자연유산의 아름다움을 잘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것을 느꼈다.
제주도라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나를 만났다. 시도도 하지 않았던 나, 부정적이었던 나, 이기적이었던 나를 버리고, 무엇이든 ‘일단 해보자’는 긍정적인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심, 자연유산을 지키고 계승하는 책임감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