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코리안스피릿] 이 세상을 이끌어갈 지구시민 리더들의 성장이야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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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koreanspirit.com/news/articleView.html?idxno=48362 조회 : 1548 보도일 :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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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부터 26일까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교장 김나옥) 경기남부학습관 26명의 학생들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두 발로 걸으며 지구시민의식을 되찾고 홍익정신을 알리는 ‘지구경영의 꿈’ 프로젝트를 했다. 

이 학생들은 지구뿐만 아니라 자신에 관해서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걸으면서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 ‘이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등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했고 또 그 해답을 찾기도 찾지 못하기도 했다. 한 달여간의 여정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안태욱(17, 남), 최승환 (18, 남), 배지훈(18, 남), 강휘수(18, 남), 김성은(17, 여), 박종현(18, 남) 여섯 학생과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지난 달 15일 수원의 한 카페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기남부학습관 6명의 학생들과 모여 이야기를 했다. 왼쪽부터 최승환 군, 배지훈 군, 박종현 군, 안태욱 군, 강휘수 군, 김성은 양 <사진=김민석 청년인턴기자>


살면서 대부분 처음 경험한 프로젝트였을 텐데, 3개국을 걷는 한 달 간의 여정, 어떻게 준비했나요?

안태욱 (이하 안) ▶ 이번 프로젝트의 대표를 맡으면서 프로그램과 일정을 다 짜고 어떻게 하면 이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잘 맞춰갈지에 대해 선생님들과 계속 의논했어요. 알바를 하면서 필요한 자금도 모았고요. 출발 전 날에 저 스스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자 103배 절을 했어요.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리들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것을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가서 마음이 많이 편해졌던 것 같아요.

최승환 (이하 최) ▶ 솔직히 처음에는 가기 싫었어요. ‘왜 굳이 사서 고생하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출발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안 간다고 떼를 썼어요. 그러다 친구들이 다들 바쁘게 준비하는 것을 보고 급하게 준비를 해서 떠났어요. 저 때문에 비자 신청하러 가셨던 선생님께 죄송하네요(웃음).

박종현 (이하 박) ▶ 가기 전에는 가서 쓸 돈이랑 입을 옷 챙기고 ‘할 수 있다’라는 마음만 가지고 갔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가서 ‘성장 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갔어요. 벤자민학교에 온 이유가 나의 내면의 성장을 위해서였으니까요. 저에게도 분명 실생활에서 잘못 된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를 돌아보고 나의 현 상황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바꾸어나가면서 성장하고 싶었어요.
 

  
▲ 안태욱 군은 이번 프로젝트의 대표를 맡으며 전체를 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진=김민석 청년인턴기자>


걸으면서 많은 생각이 났을 텐데요. 어떤 마음이 들던가요?

김성은 (이하 김) ▶매일 아침마다 자신에게 ‘할 수 있다’라고 외쳤는데 가면 갈수록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없어졌어요. 그만하고 싶어서 길을 걷다가 강물 같은데 있으면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가드레일 있으면 머리박고 쓰러져볼까도 생각했어요. 정말 매일 매일이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늘도 걷는 구나’ 하면서 체념하게 됐던 것 같아요.

배지훈 (이하 배) ▶ 처음에는 죽는 줄 알았어요. 피곤해서 걷다가 중간에 코피도 나고 비 올 때는 더 힘들었어요. 중간에 한 친구가 포기를 했는데 너무 아쉬웠어요. 다 같이 성공하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던 것 같아요.

박 ▶ 발이 부서지는 줄 알았어요(웃음). 다들 힘든데 친구들이 걸으면서 서로를 위해주고 돕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당시에는 조를 나누어서 조장이 각 조의 친구들을 챙겼는데 제가 조장을 맡았거든요. 그래서 '좀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친구들을 끝까지 잘 이끌어줘야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서로 계속 도와주려 했던 것 같았고 처음에는 볼 수 없었던 친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걸으면서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을까요?

안 ▶ 초반에는 걸을 때 심심하기도 해서 음악을 틀고 걸었어요. 그런데 그러다보니 친구들에게 전달해야 할 내용들이 잘 전달되지 않았어요. 

국도를 걸으면서 터널을 지나가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바로 옆에서는 대형트럭들이 100km 이상으로 달려요. 자칫 넘어지면 차에 치일 수 있었어요. 특히 터널 안에 동물 사체들이 많은데 여학생들은 그걸 보면 기겁해서 자기도 모르게 차도 쪽으로 가까이 가게 되요. 정말 아찔해서 아직까지도 기억이 생생해요. 

강휘수 (이하 강) ▶ 생각해보면 한 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비행기에 여권을 놓고 내려서 공항에서 2시간을 기다리기도 했고, 지갑, 폰 등 귀중품 잃어버리는 친구도 있었어요. 특히 여권 놓고 내렸다는 이야기 들었을 때는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하나 꼽아보자면 어떤 일이 있었나요? 


박 ▶ 저는 벤자민학교 1기 명예입학생이자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재욱 형과 개인적으로 알던 사이였어요. 사고소식을 듣고 갑작스럽게 재욱이 형과 작별하고 정말 슬펐어요. 3년 동안은 분향소 근처에도 못 갔어요.
 

  
▲ 박종현 군은 이날 인터뷰를 하면서 세월호참사 당시 본인이 느꼈던 감정을 털어내며 지금까지의 아픔을 고백했다. <사진=김민석 청년인턴기자>


지난 4월 16일에 분향소에 봉사활동을 갔었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분향소 밖으로 나왔어요. 얼굴을 못 볼 것 같더라고요. 이번 종주를 하면서는 얼굴보고 인사하고 오겠다고 마음먹고 들어갔는데 슬퍼서 눈물이 계속 나더라고요. 

최 ▶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정신적으로는 딱 하루 힘들었어요. 안산에 도착해서 세월호 분향소를 갔는데 다들 펑펑 울더라고요. 근데 저는 눈물 하나 안 나고 공감도 잘 안 되더라고요.

‘나는 마음으로 슬퍼하지 않고 그저 머리로만 안타깝다고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않는 저 자신이 마음에 안 들고 내 자신만 보며 살았다는 것이 분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 학생들은 종주를 하면서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재욱 군의 어머니이자 벤자민학교의 멘토인 홍영미 멘토와 만나 세월호의 아픔을 잠시나마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벤자민학교 제공>


김 ▶ 이번 종주에서 저는 길잡이 역할을 맡았어요. 25명의 친구들이 저를 보고 따라오고 제가 길을 잘못 찾으면 이 친구들이 느낄 체력적인 한계가 저에게는 엄청 부담됐어요. 아무래도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하다보니까 길을 돌아가야 할 때도 있었어요. 그때마다 친구들의 원성이 들릴 때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안 ▶ 저는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다리가 정말 찢어질 것 같은데 다른 친구들도 챙겨야 하다 보니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 다른 친구들도 다 포기할 것 같은 거예요.

걸으면서 외롭기도 하고 내 이야기를 하면 공감해 줄 사람이 없었어요. 매일 밤마다 혼자 끙끙 앓기도 하는 거예요. 내가 이거밖에 안되나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원망도 많이 들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이 ‘태욱아 파이팅! 우리는 하나야!’서로 응원해주니까 힘이 안 날 수가 없더라고요.

다음 내용은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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